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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잊을 수 없는 아주 슬픈 카지노 이야기 3화

빈살만 2,775 0
2022-08-0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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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하나씩 내려놓는다 하지만 아직도 마음에서

놓지 못하는게 있다면 케이 입니다.



평생 안타까움을 간직한채 살아가야 할 케이에 관한 세번 째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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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사무실 차리는 걸 저로부터 허락받은

케이는 이제 제 세상을 만난 물고기 같이 팔딱 거렸습니다.

 

서울 사무실은 일사 천리로 진행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변변한 직장도 없었던 케이가 제일 먼저 명함 부터 만들고

President (미국서는 대통령뿐이 아니라 회사 사장을 그리 표현 합니다.) 에

자기 이름을 박고 흐믓해 합니다.



전에 제가 거래하고 케이를 소개 해준 서울의 회사들로 부터

중간 다리 역활을 하는 오퍼상으로 첫 발을 떼었습니다.

 

그래도 몇 달 저에게 배운 지식으로 미숙 하지만 잘 해나가는 듯 했습니다.



미국서 돈 가져 오는 방법도 그 때 알았습니다.



지금과 달리 보내고 받기 어려우니 중간 브로커를 통해 미국서 달러 필요한 사람과

한국서 원화 필요한 사람끼리 서로 현지에서 주고 받는 방법이 다 있었습니다.



많은 돈을 케이가 이민 올 때 가져올 수 있었고 저번에 한국 올 때

큰 돈도 그런 식으로 가져 온 것 입니다.



그 후 저도 그 루트를 통해 관세를 낮추려고 L/C 금액를 다운 시키고

한국서 공장에 따로 원화 지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도 자그마한 것을 미국식으로 월세로 얻고

사무실도 한국 업체에서 소개 받은 남 직원과 여직원

이렇게 셋이 오붓하게 시작 했습니다.



처음에는 케이도 열심히 뛰었습니다.



허나 당시 한국 악세사리 업계는 학력 수준이 매우 낮고

상대 하기가 그렇게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쉽게 안 풀릴수록 케이는 새로 사귄 술집 아가씨와 시간을 보내든지

워커힐 뿐만 아니라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인천 올림포스 외국인 카지노까지 갔습니다.



제가 극구 말렸는데도 아가씨를 술집에 돈(당시 마이깡인가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업소를 옮길 때 마담이 큰 돈을 업주 한테 받아 아가씨들에게 작게 나누어 주는

돈으로 나중에 갚아야 할 몫 입니다.)을 주고 일을 못 나가게 했습니다.

 

둘이 집을 합치는건 제 눈치 보느라 못하고 그녀의 생활비며 그 외 필요한

모든것은 케이 몫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년이 흐르고 제 회사외엔 거래선을 못 잡은 케이는 깨진 독에 물 붓는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케이를 도와 주려고 직접 딴 회사와 거래 할 수 있는 부분도 케이에게

맡기기도 했지만 취급하는 품목이 많지 않기에 그에게 그리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돈을 미국서 이런 저런 이유로 조달 했지만 사업이라는게 잘 못 되면

직원 월급 나가고 놀고 먹을 때보다 몇배 이상 깨지기 마련 입니다.



케이는 그 돌파구를 카지노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한국의 카지노 특히 워커힐 딜러는 세다고 미국 라스베가스까지 소문 나 있었습니다.



기계가 없는 당시지만 손셔플에 대해 기가 센 여자 딜러들이 많은 워커힐은

아무리 미국서 잘 버텼다해도 케이는 그 들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케이가 전과 다른 마음 자세로

갬블에 임 했다는 것 입니다.

 

케이가 저에게 가르쳐준 카지노는 즐기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 이었고

돈을 잃어도 허허 거리며 돌아설 수있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케이는 욕심이 앞서고 잃으면 화도 내기 시작 했습니다.



저도 케이가 걱정이 되서 미국일은 처남과 여동생에게 맡겨 놓고 한국에

자주 나와 있었는데 사람이 서서히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제가 미국에 있는데 케이의 다급한 전화가 사무실로 왔습니다.



한국에서 난리가 났답니다.



제가 미국에 있으면 그 아가씨가 케이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나 봅니다.



그러던 와중 한국에서 사업에 필요하다고 자꾸 돈을 원하는 케이가

의심스러워 와이프가 서울에 있는 사촌 오빠를 통해 케이와 그 아가씨의 관계를

알아내고 들이 닥친 것 입니다.

 

케이의 와이프는 당시로서는 쉽지않은 자리인 라스베가스 딜러로 한국인이

취직 했다는 것으로 말해주듯 보통 기가 센 여자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3살 어린 케이는 당해내지 못 할 여자 입니다.



모든걸 용서 해도 그것만은 용서 못 한다는 외도는 그 들을 결국 갈라 놓았습니다.



그녀는 앗쌀한 여자 입니다.



미국은 이혼 후 거의 자식은 여자 차지인데도 딸을 다시는 안 본다는 조건으로

재산의 반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노름꾼 아버지는 없다고 하고 딸을 키울 작정 이었습니다.

 

원래 미국서 이혼하면 남자는 거의 알거지가 되어 차 한대 가지고 나가는데

그 여자 이름으로 되어있는 가게를 제외한 집등 부동산과 그 외 모든 동산을

반으로 나눴습니다.



그 친구가 살던 뉴욕 롱아일랜드 집값은 꽤 되기에 나누고 나니 케이는

다시 돈 걱정 안 하게 되었습니다.



케이는 딸보다 돈을 택했고 사실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습니다.



말이 그렇지 딸이야 후에 시간이 좀 지나면 보게 되겠지하고 오케이 한 것 입니다.



 

그 후 케이는 시작은 열심히 했으나 결국은 집안 식구를 속이기 위해 낸것 처럼

되버린 사무실도 정리 하고 생활은 더 방탕 해졌습니다.



더욱 더 한국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가까워 졌습니다.



그 아가씨와 전국 외국인 카지노를 돌기도 하고 워커힐서 몇 날씩

보내기도 하며 지냈습니다.



게임 중 절대 술을 안하던 케이가 워커힐서 프리로 주는 술에 취해 있기도 했습니다.

 

전에는 여유로움 속에 하던 게임이 이제는 그 여유 대신 욕심이 가득 차니

승률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 했습니다.



이제 가진 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고 돈을 버는 방법을 카지노에서 이기는

것으로 택하니 여유는 없어지고 망가지는 속도는 빨랐습니다.



자존심이 누구 보다 센 케이는 그 꼴을 저에게 보이는 게 싫어 보였고,

저도 한국에 그리 오래 있을 형편이 안되서 미국으로 돌아 갔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거의 일년 만에 일 때문에 한국에 왔습니다.



더 자주 나와야 하는데 케이가 부담 스러워 하는 것 같아 좀 시간을

두고 나온 것 입니다.





워커힐에 여장을 풀고 저녁에 카지노에 가니 케이는 안 보였습니다.



이제 웬만한 워커힐 딜러는 케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그 들을 통해

물어보니 케이가 전과 다르답니다.

 

언제나 깨끗하고 젠틀 하기로 유명한 케이가 수염도 잘 안 깎아 덥수룩한

상태로 며칠씩 게임 하며 다닌다고 합니다.



돈 따서 팁 잘 주기로 소문난 그 였는데 팁 커녕 돈도 많이 잃는다고 합니다.



내가 알기로 케이만큼 여기서 배운 말이지만 쇳복이 있는 사람은 못 보았고

지금까지도 그렇습니다.



테이블 핸디가 다 깨져도 그는 버텼고 남들 돈 딸 때는

그 것의 몇 배를 이기는 케이 였습니다.

 

그런 그가 그렇게 변했다는게 믿어 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궁금 해서 케이의 집에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일을 보고 저녁에 술자리가 있든 없든 카지노는 매일 들리던 중

거의 제가 뉴욕으로 돌아가기 전전 날 쯤 케이가 카지노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저를 보더니 그 특유의 웃음을 씨익 지었습니다.



그는 한번도 크게 웃는 적이 없는 친구 입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정도의 비웃는 듯 한 웃음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 입니다.



입 끝이 약간 벌어지며 씨익 웃는건 무지 반가울 때 웃는 모습 입니다.

 

일년 가까이 가끔 안부 전화만 하고 찾아 보지않은 제가 갑자기

미안 해지는데다 그의 웃음에 저는 몸 둘바를 몰랐습니다.



미안 해서 할 말이 없는 저는 갑자기 오느라 연락을 못 했다. 요 며칠 집에 전화 하니

안 받더라 하니,



케이는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카지노에 가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게임이고 뭐고 다 집어치고 오래간만에 회포를 풀자고 카지노를

나와 술집으로 향 했습니다.

 

일년이란 시간에 케이는 비자 관계로 일본을 몇번 다녀오고 줄 곳 한국에

있으며 카지노를 전전 했답니다.





그 건 저도 예상 한 일이고 큰 변화는 그 아가씨와 헤어진 것 입니다.



이혼까지 하고 같이 살았던 그녀는 케이의 상황을 알고 저도 돈을 번다며

다시 술집에 나가고 그게 싫은 케이와 다툼이 생기다 결국은 헤어졌다는 것 입니다.



 

케이는 혼자 있어도 전혀 쓸쓸해 보이는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자기 생활에 만족 하며 살기에

누가 보아도 기분 좋은 친구 였습니다.



그런 친구가 초라해보일 정도로 고독 해 보였습니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 취한 케이는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고

결국은 눈물이 되어 흘렀습니다.

 

처음 보는 케이의 눈물...  저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린 눈물 섞인 눈으로 대화 했습니다.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저는 사람이 흐느낌 없이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나오는지는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케이는 지난날에 대한 후회의 눈물.....



 

저는 케이를 한국에 데려온 것에 대하여...



그의 탈선을 제대로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지난 일년간 한국에 오지 않고 무심 했던 것에 대하여...



자책의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눈물로 대화 하고 술잔만 기우렸습니다.



케이는 눈물을 같이 흘릴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너무 좋다고 하며

다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허탈한 웃음을 눈물과 함께 지었습니다.

 

눈물이 섞인 허탈한 웃음...



사나이만 알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입니다.

 

 

다음날 케이한테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그는 더 있다가 정 힘들면 그 때 간답니다.



사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으나 워낙 있는 집 자식이고

서울에 친척도 있어 굶어 죽을 일은 없을거 같아 더 이상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갖고 있던 돈을 주니 화를 내길래 어려운 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고 하고

그의 집에 가서 돈을 서랍에 넣고 나왔습니다.

 

저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케이는 한국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은 흘렀습니다.

 

얼마후 한국에 나올 일이 생겼고 케이를 놀래켜 줄려고 연락 안하고 서울에 왔습니다.



당시는 김포 공항이었는데 도착 하여 전화를 하니 안 받습니다.



미국서 전화 안한게 좀 그랬지만 한국 오면 호텔이 편해서 워커힐 호텔

알아보니 룸이 된다 하여 그리로 갔습니다.



여장을 풀고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카지노에 갔습니다.

 

블랙잭 테이블에 앉아 있는 케이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반가워서 살짝 가서 놀래켜야지 하고 그의 뒤로 살며시 갔습니다.



딜러가 한참 패를 돌리기에 좀 기다렸다 이 판이 끝나고 반갑다고

소란을 피우기로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케이의 칩을 보고 저는 얼음이 되어 버렸습니다.



당시에 워커힐엔 입구 쪽에 미니멈 천원 짜리 테이블이

딱 한개인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사실 관심이 없어서 몇개인지 기억도 안나고 있었든 건

확실하고 얼마 지나 없어 졌습니다)





그 테이블 쪽은 앉지도 않았던 그가 뒤에서 보니 이천원 인가 베팅 하고

이,삼만원의 칩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아는 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대로 입구 쪽 바가 있는 식사 하는 곳으로 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참을 생각 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 해야 하나,



자존심 센 케이가 저렇게 앉아 있다는게 도저히 믿어 지지 않았습니다.

 

케이는 한번도 그런 베팅을 해 본적도 아니 제가 그렇게 같이 다녔지만 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 미니멈 천원 짜리 테이블은 한번도 앉아본 적이 없는

그가 그러고 있다는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에 놓여진 칩이 이삼만원 정도라니...

 

미국서 오천불씩 칩을 바꾸고 쌓아 놨던 그가...



워커힐서도 적지 않은 돈을 칩으로 쌓아 놓고 "난 미국처럼

이렇게 쌓아 놓고 해야 힘이나" 하던 친구가...



전 어쩔줄 몰랐고 그대로 시간과 공간의 멈춤 속에 있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멈춤 속에...





다음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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